약국에 일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던 것을 보아왔지만 요즈음만큼 건기식에 관심 많은 시기도 드물다. 예전보다 확실히 문의하는 지인들이 늘었다. 증가하는 수요 시장의 흐름을 타고 인스타, 유튜브 등을 통해 건기식 비교, 추천하는 약사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의약품과는 다르게 건기식은 약사들 만의 것이 아니다. 올리브영 등의 오프라인 시장에서 수많은 브랜드들의 영양제가 출시되고 홍보된다. 인터넷, TV, 지하철, 버스 광고판 등등에는 연일 광고가 넘쳐난다. 일반인들의 이해도도 올라간 만큼 스스로 성분을 비교해서 직구하는 인구층도 늘어나고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국의 건강기능식품 변천사에 대해 알아보고 어떤 건기식을 복용하는게 좋을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역사
전통적으로 국내 건강기능식품은 일동, 중외, 녹십자, 유한양행 등 기존 의약품 회사들이 담당해왔다. 특히 2000~2010년경 정관장을 주축으로 한 홍삼을 필두로 중장년층이 약국 혹은 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구매해 왔다. 이후 2010년대 중반~ 2020년대 초반까지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터넷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하기 시작했고 20, 30대들도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다. 2020년 코로나 이후 특히 면역력에 대한 국민 수요가 증가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하였다. 특히 값싼 직구 영양제들을 iherb를 통해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솔가, 네티쳐스 바운티 등의 브랜드 수요가 커졌다. 이후에도 건기식 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으며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의하면 2023년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 2천억 원으로 2019년 대비 약 27% 규모가 성장하였다. 5년간 약 30%의 성장률은 무시할 수 없는 성장률이다. 또한 우리나라 10 가구 중 8 가구 이상은 연 1회 이상 건기식을 구매하고 본인 구매율이 높은 것은 레드오션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각 항목별로 보자면 홍삼, 비타민, 유산균, 오메가 3 순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으나 2019년 이후 개인 맞춤형 영양제 수요가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없는 원료들도 수입해서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2. 국내 국외 건강기능식품 비교
그렇다면 국내 건강기능식품과 미국을 기준으로 한 직구제품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자. 크게 규제관리, 안전문제, 그리고 표기 기준으로 살펴보자.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이하 식약처)와 미국 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차이를 비교하면 된다.
1) 규제 기구
- 한국 식품의약품 안전처: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의 규제를 총괄한다. "기능성원료"로 인정받은 건기식 원료들은 미국에 비해 더 철저한 규제를 받는다. 안전성, 효과 그리고 표기에 대해 훨씬 까다로우며 특히 안전성에 있어서 특정 원료 허가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
- 미국 FDA: 미국 FDA는 1994년 이래 식이보충건강교육법(Dietary Supplement Health and Education Act, DSHEA) 규제 하에 건기식을 규제하고 있다. 의약품과는 다르게, 건기식은 시장 출하 전에 FDA의 승인을 필요로하지 않는다. 제조사들은 제품이 안전하고 표기가 잘 되었는지 볼 필요가 있지만 FDA는 선대응보 다는 후대응을 한다. 즉, 이미 시장에 출하된 제품이 안전하지 않다고 밝혀지거나 표기가 올바르지 않다고 밝혀지면 대응한다. 94년 이 법 제정 이후 미국 건기식 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고 한다.
2) 시장 출하 전 승인 및 시험
- 한국 식약처: 우리나라는 반드시 건기식이 팔리기 전에 (특히 새로운 원료나 건강인증표시를 할 경우) 식약처의 시장 출하 전 승인을 받아야한다. 그 제품이 소비하기에 안전한지, 사용 목적이 효과적인지, 그리고 표기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모두 검토받는다. 이미 기능성 원료로 등록된 경우는 절차가 간략해진다.
- 미국 FDA: 미국에서는 1994년 이전에 사용된 원료가 아닌 새로운 원료 (new dietary ingredient, NDI)를 포함하고 있지 않는 이상 출하 전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 생산자들은 반드시 FDA에게 그 원료가 안전하다는 증거를 제공해야 하지만 FDA의 관리나 시험 전에 많은 건기식들이 출하된다.
3) 건강인증표시와 표기
- 한국 식약처: 식약처는 기능성 식품에 대해 어떠한 건강 인증 표시를 할수있는지에 대해 더 엄격한 규정을 부과한다. 포장지 겉면에 표시된 건강 관련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또한 식약처는 라벨에 성분, 사용량 및 안전 경고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게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과장 혹은 거짓 광고가 없는지 면밀히 심의하고 통제한다.
- 미국 FDA: FDA는 사전 승인 없이도 "심장 건강 보조" 혹은 "면역력 강화" 등과 같은 구조 및 기능 간조 표시를 할 수 있게 허용한다. 하지만 만약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고 주장하는 경우 의약품 승인 절차를 받아야 한다. 또한 건강인증표시에 "FDA가 제품의 효과를 평가하지 않았다"는 면책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 제품 표기는 특정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한국에 비해 덜 엄격하다.
4) 집행 및 리콜
- 한국 식약처: 식약처는 제조 시설에 대해 무작위로 점검하고나 제품을 테스트하거나 특정 기준을 만족하지 않는 제품에 대해 리콜하는 등 규제를 시행할 권리가 있다. 만약 제품이 안전하지 않거나 잘못 읽혀질 위험이 있다고 밝혀지면 시장에서 퇴출되며 기업은 처벌받는다.
- 미국 FDA: 미국에서는 시작 출하 이후 사후 감시를 통해 검토한다. 만약 건기식이 안전하지 않거나 표기가 잘못되었다면 FDA는 경고하거나 품목을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자원의 제약으로 인해 FDA가 모든 제품들을 정기적으로 검토할 수 없어, 각각 제조사의 규정에 더 의존하게 된다.
5) 성분 승인
- 한국 식약처: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 원료 항목을 승인했고, 새로운 원료는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글로벌 마켓에서 사용되는 성분일지라도 안전성 문제가 있거나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면 한국에서 승인되지 않을 수 있다.
- 미국 FDA: 미국에서는 사전 승인 필요 없이 다양한 원료를 사용할 수 있다. 1994년 이전에 주로 사용되던 성분들은 안전하다로 여겨져서 새로운 승인이 필요 없다. 따라서 새로운 제형이 나오기 쉽다.
6) 제품 품질 및 제조 표준
- 한국 식약처: 한국의 건기식은 식약처의 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s) 기준을 만족해야한다. 이 GMP는 제품이 일관되게 생성되고 특정 제조 품질 기준에 따라 일정하게 관리되는 것을 보장한다. 규정 준수 여부는 엄격하게 관리된다.
- 미국 FDA: FDA 역시 GMP 기준을 따르기를 요구하지만 강제성과 검사 빈도는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미국 건기식은 자율 규제 대상이며 NSF 혹은 USP에서 추가적인 품질 보증을 제공한다.
비교해보자면 직구 제품보다 국내 제품의 규제가 훨씬 엄격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안전성이나 과학적인 근거 측면에서 우리나라 식약처는 사전 조사를 실시하기에 그 품질 관리가 더욱 정밀하며 믿을만하다. 해외 건기식 박람회에는 수만 가지 원료들이 넘쳐나고,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원료라면 이미 대다수의 국내 기업에서 컨택을 하였지만 국내 식약처에서 거부당한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전문가로서, 비슷한 가격이라면 국외 직구보다는 국내 건강기능식품을 선택을 추천한다. 또한,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지만 같은 원료라면 건기식보다는 의약품을 추천한다. 국내 제약 산업에 대해 조사할수록 식약처에 대해 점점 더 큰 믿음을 갖게 되는것 같다. 진흙 속에 진주를 가릴 수 있는 혜안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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